홈페이지가 사장님보다 옛날 얘기를 하고 있다
가격표는 지난달에 올렸고, 이번 주 임시휴무 공지는 아직 못 올렸다. 사장님은 문구 하나 고치려고 제작사에 카톡을 보내지만, 답이 오는 건 이틀 뒤다. 그사이 손님은 바뀐 가격을 모른 채 왔다가 계산대 앞에서 얼굴을 붉히고, 문 닫은 가게 앞에서 헛걸음을 한다. 홈페이지가 사장님 대신 말을 하는데, 정작 그 말을 사장님이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의 뿌리다.
해결책은 사장님이 직접 글과 사진을 고치는 관리자 페이지(CMS)다. 다만 아무 관리자 페이지나 붙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잘못 만들면 사장님은 겁이 나서 아예 손을 못 대고, 또 그 로그인 하나가 홈페이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기도 한다. 작은 회사에 맞는 관리자 페이지를 설계하는 5가지 원칙을 정리했다.
원칙 1. 사장님이 자주 바꾸는 것만 열어라
모든 걸 다 고칠 수 있게 열어 두면, 사장님은 오히려 아무것도 못 건드린다. 레이아웃과 색까지 손댈 수 있는 화면은 자유가 아니라 부담이다. 실제로 자주 바뀌는 것은 정해져 있다. 가격·영업시간·공지·메뉴 사진, 이 네다섯 가지만 편집 칸으로 열고 나머지 디자인은 잠가 두는 편이 안전하다. 손댈 곳이 적을수록 사장님은 겁 없이 자주 고친다.
원칙 2. 편집 화면은 '문자 보내듯' 익숙하게
관리자 페이지에서 <br>이나 마크다운 기호가 보이는 순간, 사장님은 그 화면을 남의 일로 느낀다. 글자를 굵게 하고 사진을 끌어다 놓는 정도는 워드나 카톡을 쓰듯 되어야 한다. HTML 태그, 슬러그, 메타 필드 같은 개발 용어는 화면 뒤로 숨기고, 앞에는 '제목·내용·사진' 같은 손님 말을 둔다. 개발자에게 편한 화면과 사장님에게 편한 화면은 다르다.
원칙 3. 사진은 올리면 알아서 정리되게
사장님은 휴대폰으로 찍은 8MB짜리 원본을 그대로 올린다. 이걸 그대로 두면 홈페이지가 느려지고, 로딩을 못 견딘 손님이 창을 닫는다. 관리자 페이지가 업로드 순간에 크기를 줄이고 용량을 압축하고 최신 포맷(WebP)으로 바꿔 주면, 사장님은 그냥 사진을 올렸을 뿐인데 홈페이지는 빠른 상태를 유지한다. 정리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의 몫이다.
원칙 4. 실수해도 되돌릴 수 있게
직접 고친다는 건 직접 실수도 한다는 뜻이다. 공지를 통째로 지웠거나 가격을 0 하나 더 붙여 저장했을 때, 되돌릴 방법이 없으면 사장님은 다음부터 손을 놓는다. 임시저장, 저장 전 미리보기, 그리고 지난 버전으로 되돌리기 이 세 가지를 갖춰 두면 '틀려도 괜찮다'는 안심이 생기고, 그 안심이 사장님을 자주 편집하게 만든다.
원칙 5. 로그인 하나가 홈페이지 전체의 열쇠임을 잊지 마라
관리자 페이지는 편한 만큼 위험하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하나가 뚫리면 홈페이지 전체가 남의 손에 넘어간다. 관리자 주소를 뻔한 /admin에서 바꾸고, 2단계 인증과 로그인 시도 제한을 걸고, 접속 기록을 남겨 둔다. 편의와 보안은 저울의 양 끝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해야 하는 한 쌍이다.
고치기 쉬운 홈페이지가 살아 있는 홈페이지다
손님은 자주 바뀌는 홈페이지를 보고 '지금도 열심히 하는 가게'라고 읽는다. 반대로 몇 달째 그대로인 홈페이지는 '아직 하나?' 하는 의심을 부른다. 결국 관리자 페이지의 목적은 기능이 아니라, 사장님이 겁내지 않고 자주 손대게 만드는 것이다.
CYAN 에이전시는 홈페이지를 만들 때 사장님이 실제로 무엇을 자주 바꾸는지부터 물어보고, 딱 그만큼만 열린 관리자 페이지를 함께 설계한다. 만들어 넘기고 끝나는 홈페이지가 아니라, 사장님 손에서 계속 자라는 홈페이지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