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우리 홈페이지를 '왠지 싸 보인다'고 느끼는데, 바꾼 것이라곤 글꼴 하나뿐이다 — 작은 회사 웹사이트의 글꼴 고르기

같은 문장인데 왜 어떤 화면은 '믿음직'하고 어떤 화면은 '허술'해 보일까

글의 내용은 그대로인데, 글꼴 하나만 바꿔도 화면의 인상이 통째로 달라집니다. 손님은 '글꼴이 바뀌었다'고 의식하지 못한 채 그저 왠지 싸 보인다, 왠지 미덥다고 느끼고 지나갑니다. 작은 회사 웹사이트일수록 이 첫인상 한 번이 문의로 이어질지, 뒤로가기로 끝날지를 가릅니다. 로고도 사진도 그대로 두고 글꼴만 손봐도 사이트가 몇 배는 정돈돼 보이는 이유입니다.

글꼴을 고를 때 손님이 실제로 느끼는 세 가지

1. 읽는 데 힘이 드는가

본문은 멋보다 편하게 읽히는 것이 먼저입니다. 획이 지나치게 가늘거나 장식이 많은 글꼴은 한두 문단 만에 눈을 지치게 합니다. 화면 본문에는 고딕 계열(산세리프)이 무난합니다. 국문은 프리텐다드, 노토 산스 KR, 스포카 한 산스처럼 무료로 쓸 수 있는 웹폰트가 검증돼 있습니다.

2. 글꼴 종류가 몇 개인가

초보 화면에서 가장 흔한 실수가 글꼴을 서너 종 섞는 것입니다. 종류가 많을수록 화면은 산만해지고 아마추어처럼 보입니다. 제목용 하나, 본문용 하나, 딱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강조는 새 글꼴을 더하는 대신 굵기와 크기로 주면 됩니다.

3. 굵기와 크기의 층이 있는가

제목·소제목·본문·설명 글씨가 전부 비슷한 크기면 손님은 어디부터 봐야 할지 갈피를 못 잡습니다. 굵기 두세 단계와 크기 차이로 위계를 주면, 읽지 않아도 화면의 구조가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흔히 놓치는 함정

  • 본문이 너무 작다: 모바일 본문은 최소 16px가 안전합니다. 작을수록 세련돼 보인다는 건 착각입니다.
  • 회색 위 회색: 옅은 배경에 옅은 글씨는 멋있어 보이지만 밝은 야외에선 안 읽힙니다.
  • 시스템 폰트 방치: 지정을 안 하면 기기마다 제각각으로 떠서, 어떤 손님에겐 낯선 글꼴로 보입니다.

결국은 '눈에 안 띄는 것'이 잘 고른 글꼴

잘 고른 글꼴은 손님이 글꼴을 의식하지 못하게 합니다. 내용에만 눈이 머물고 화면은 조용히 신뢰를 주죠. 반대로 눈에 먼저 걸리는 글꼴은 대개 잘못 고른 글꼴입니다. 저희 CYAN이 작은 회사 웹사이트를 만들 때 로고나 색만큼 글꼴을 오래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손님이 이유는 모른 채 '여기 좀 믿음이 가네' 하고 느끼게 만드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