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 견적서에는 보통 '제작비'만 적혀 있다. 그래서 많은 사장님이 그 금액 한 번이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이트는 만든 다음 날부터 해마다 돈을 먹는 자산이다. 도메인이 만료되고, 서버 사용료가 청구되고, 보안 인증서가 갱신되고, 콘텐츠는 누군가 고쳐야 한다. 1년 운영비를 미리 그려두지 않으면 '왜 매달 빠져나가지' 하는 당혹감만 남는다. 계약 전에 따져봐야 할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1. 도메인: 작지만 끊기면 사이트가 사라진다
도메인은 1년에 보통 1~3만 원 수준으로 운영비 중 가장 작은 항목이다.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갱신을 놓치는 사고다. 결제 카드가 만료됐거나 안내 메일을 스팸함에서 놓치면 도메인이 풀리고, 그 사이 사이트가 통째로 멈춘다. 자동 갱신을 켜두고, 도메인이 누구 명의로 등록돼 있는지 계약 시점에 반드시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2. 웹호스팅·서버: 트래픽 규모에 맞춰 고른다
방문자가 하루 수백 명 수준인 소개형 사이트라면 월 1만 원 안팎의 공유 호스팅으로 충분하다. 반대로 예약·결제·회원 기능이 있거나 방문자가 많다면 클라우드 서버가 필요하고 비용은 월 수만 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지금 규모에 맞는 요금제를 고르되, 나중에 늘릴 수 있는 구조인지도 함께 봐야 한다.
3. 보안 인증서(SSL): 무료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주소창의 자물쇠 표시를 만드는 SSL 인증서는 Let's Encrypt 같은 무료 인증서로도 대부분 해결된다. 호스팅에 기본 포함된 경우도 많으니, 견적서에 'SSL 연 OO만 원'이 따로 적혀 있다면 정말 유료 인증서가 필요한지 물어보자. 다만 무료든 유료든 자동 갱신이 되고 있는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4. 유지보수·콘텐츠 업데이트: 진짜 비용이 숨어 있는 곳
가격이 바뀌고, 메뉴가 추가되고, 공지가 올라가야 한다. 보안 패치도 정기적으로 필요하다. 이 작업을 누가, 얼마에 할지가 운영비에서 가장 변동이 큰 부분이다. 월 정액 관리 계약을 맺을지, 건당 요청할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관리자 화면을 받을지를 계약 단계에서 정해두면 예산이 또렷해진다.
5. 백업·이메일 등 부가 서비스: 있으면 든든한 안전망
정기 백업, 회사 도메인 이메일(@회사이름), 장애 모니터링 같은 부가 서비스는 필수는 아니지만 사고가 났을 때 가치를 증명한다. 특히 정기 백업은 해킹이나 실수로 데이터가 날아갔을 때 사이트를 되살리는 마지막 보루다. 각각 월 몇 천 원 수준이니, 무엇을 켜고 끌지 목록으로 만들어 두자.
한 해 예산을 미리 그려두면 흔들리지 않는다
다섯 항목을 더하면 작은 소개형 사이트는 대체로 연 20~50만 원, 기능이 많은 사이트는 그 이상이 운영비로 든다. 정확한 금액보다 중요한 건 '무엇에 얼마가 든다'를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다. CYAN 에이전시는 제작 견적을 드릴 때 1년 운영비까지 한 장에 정리해 함께 안내한다. 만든 뒤에 새어 나가는 비용까지 보이게 만드는 것, 그것이 오래 운영할 수 있는 사이트의 출발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