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이름은 정했는데 홈페이지 주소를 뭘로 할지 몰라 남이 쓰던 이상한 주소를 얼떨결에 산다 — 작은 회사가 홈페이지 주소(도메인) 이름을 짓는 5가지 원칙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제작 업체를 찾다 보면, 정작 첫 관문에서 막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바로 도메인(홈페이지 주소)을 무엇으로 할지 정하는 일입니다. 디자인이나 문구는 나중에 얼마든지 고칠 수 있지만, 도메인은 명함과 간판, 검색 결과, 이메일 주소까지 오래도록 따라다니는 자산입니다. 한 번 정하고 나면 바꾸기가 여간 번거롭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작 단계에서 몇 가지 기준만 지켜도 두고두고 후회를 덜 수 있습니다.

1. 짧고, 듣고 바로 받아 적을 수 있게

도메인의 첫째 조건은 전화로 불러줬을 때 손님이 헷갈리지 않고 받아 적을 수 있는가입니다. 철자가 긴 단어, 발음이 어려운 영어, 한국어 발음과 영어 스펠링이 어긋나는 단어는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빛(bit? bich? vit?)'처럼 로마자 표기가 갈리는 말은 손님마다 다르게 입력하기 쉽습니다. 짧을수록, 그리고 소리 나는 대로 적히는 이름일수록 안전합니다.

2. 하이픈과 숫자는 되도록 빼기

주소창에 하이픈(-)이나 숫자가 들어가면 구두로 전달할 때 반드시 설명이 붙습니다. "중간에 작대기 하나", "숫자 영(0)이 아니라 알파벳 오(O)" 같은 부연이 필요해지는 순간 손님은 한 번 더 헷갈립니다. 이미 원하는 이름을 남이 선점했다는 이유로 하이픈이나 숫자를 끼워 넣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바엔 단어 하나를 덧붙여 다른 조합을 찾는 편이 낫습니다. 가게 이름 뒤에 지역명이나 업종을 붙이는 식입니다.

3. 확장자(.com / .co.kr / .kr)는 목적에 맞게

흔히 .com을 기본으로 떠올리지만, 확장자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릅니다.

  • .com — 가장 익숙하고 신뢰도가 높아, 여력이 되면 우선순위로 확보할 만합니다.
  • .co.kr / .kr — 국내 사업자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com이 선점됐을 때 좋은 대안이 됩니다. .co.kr은 사업자만 등록할 수 있어 오히려 신뢰를 줄 수 있습니다.
  • 신규 확장자(.shop, .store 등) — 저렴하고 원하는 이름을 잡기 쉽지만, 손님에게 덜 익숙해 오탈자·이탈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핵심 이름의 .com과 .co.kr을 함께 확보해, 어느 쪽으로 들어와도 우리 사이트에 닿게 연결해 두는 것을 권합니다.

4. 상표·기존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지 확인

도메인이 비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회사가 이미 같은 이름을 상표로 등록해 두었다면, 애써 키운 사이트 주소를 두고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등록 전에 특허청 상표검색(키프리스)에서 같은·비슷한 이름이 있는지, 포털에서 동일 상호가 성업 중인지 가볍게라도 확인해 두면 안심입니다. 특히 온라인 판매나 브랜드 확장을 염두에 둔다면 이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5. '한 번 사고 끝'이 아니라 '매년 지키는 자산'으로

도메인은 사는 것이 아니라 매년 빌리는(갱신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갱신을 놓치면 어느 날 주소가 만료되어 남에게 넘어가고, 그동안 쌓은 검색 순위와 링크가 한꺼번에 사라집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챙겨야 합니다. 첫째, 도메인 명의는 반드시 사업주 본인 계정으로 두어야 합니다. 제작 업체 명의로 등록되면 나중에 사이트를 옮기거나 업체와 헤어질 때 발목이 잡힙니다. 둘째, 자동 갱신과 만료 알림을 켜 두어 깜빡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정리하며

좋은 도메인은 화려한 이름이 아니라 손님이 쉽게 기억하고, 정확히 입력하고, 오래 신뢰할 수 있는 주소입니다. 짧고 명확하게 짓고, 확장자를 목적에 맞게 고르고, 상표와 명의를 함께 챙기면 대부분의 후회는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CYAN에서 홈페이지를 제작할 때도 디자인보다 먼저 이 도메인 설계를 함께 짚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쓰시는 주소가 이 다섯 가지 기준에 잘 맞는지, 한 번 소리 내어 불러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