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가 완성된 홈페이지를 넘겨주고 잔금까지 정산되면, 많은 사장님이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한 번 세워 두면 그대로 서 있는 간판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낡아 가는 살아 있는 물건에 가깝습니다. 브라우저가 업데이트되고, 서버 환경이 바뀌고, 스팸이 폼을 두드리고, 결제나 지도 같은 외부 연동이 규격을 바꿉니다. 손대지 않고 반년이 지나면 문의 폼이 조용히 멈춰 손님 연락이 통째로 새어 나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그래서 제작만큼 중요한 것이 '만든 뒤를 누가, 어떻게 책임지느냐', 곧 유지보수 계약입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따져야 할 다섯 가지를 정리합니다.
1. '무엇까지가 유지보수인가'를 문서로 못 박는다
가장 많은 분쟁이 여기서 납니다. 사장님은 '메뉴 하나 통째로 새로 만드는 것'까지 유지보수라 여기고, 제작사는 '오타 수정과 사진 교체'까지만 유지보수라 여깁니다. 계약서에 포함되는 작업과 별도 비용이 드는 작업을 예시로 나눠 적어야 합니다.
- 보통 포함: 텍스트·사진·연락처 수정, 게시글 등록, 가벼운 오류 수정, 정기 백업, 보안 업데이트
- 보통 별도: 새 페이지 신설, 디자인 개편, 새 기능 개발, 외부 서비스 신규 연동
경계가 흐릿하면 '이건 유지보수 아니냐'는 실랑이가 매달 반복됩니다. 애매한 항목일수록 계약 단계에서 미리 물어 문서에 남기세요.
2. 응답 시간과 연락 창구를 숫자로 정한다
'문제 생기면 봐 드릴게요'는 약속이 아닙니다. 영업일 기준 몇 시간 안에 응답하고 며칠 안에 처리하는지를 계약에 넣어야 합니다. 특히 결제·문의 폼처럼 매출과 직결된 부분이 멈췄을 때의 긴급 대응 기준은 따로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연락 창구도 담당자 개인 휴대폰 하나에 의존하지 말고, 이메일이나 채널처럼 기록이 남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이어지는 통로를 확보하세요.
3. 비용 구조와 갱신 조건을 미리 확인한다
유지보수 요금은 보통 월 정액, 연 단위 계약, 또는 건당 청구로 나뉩니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니 우리 회사의 업데이트 빈도에 맞춰 고르면 됩니다.
- 월 정액: 수정이 잦은 곳에 유리하나, 손댈 일이 없는 달에도 비용이 나갑니다.
- 건당 청구: 변화가 드문 곳에 유리하나, 급할 때 단가와 대기 시간이 부담이 됩니다.
여기에 더해 포함된 작업 시간의 한도, 한도를 넘겼을 때의 추가 단가, 해마다 요금이 오르는 인상 조건까지 물어보세요. '월 얼마'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계약하면 나중에 초과분 청구서에 놀라게 됩니다.
4. 계정과 자료의 소유권을 내 손에 둔다
유지보수를 맡긴다는 것이 도메인·호스팅·관리자 계정을 통째로 넘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편의상 제작사가 관리하더라도 소유자는 어디까지나 우리 회사여야 하고, 사장님 명의의 최상위 계정 정보를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계약이 끝나거나 제작사와 연락이 끊겼을 때 홈페이지가 인질이 되는 상황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정기 백업 파일을 우리도 받아 보관하는 조건을 넣으면 더 안전합니다.
5. 계약 종료와 인수인계 방식을 처음부터 적는다
사이가 좋을 때는 아무도 헤어질 때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정작 필요한 순간은 관계가 틀어진 뒤입니다. 계약 해지 시 통보 기간, 남은 자료와 소스코드·계정을 넘겨받는 인수인계 절차, 다음 업체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정리된 문서를 남기는지를 처음 계약서에 적어 두세요. 이 조항이 있으면 언제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힘이 됩니다.
만들기보다 지키기가 오래갑니다
홈페이지는 개업식 하루가 아니라 문 여는 내내 손님을 맞는 매장입니다. 제작비만 보고 결정했다가 관리 공백으로 몇 배의 손실을 보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 CYAN은 홈페이지를 만들 때부터 소유권을 고객 손에 두고, 유지보수 범위와 비용, 인수인계까지 계약서에 투명하게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지금 쓰는 홈페이지의 관리가 막막하거나 계약 조건이 불안하다면, 무엇을 점검해야 할지부터 함께 짚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