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사와 연락이 끊긴 어느 날, 사장님은 자기 회사 홈페이지 주소가 남의 이름으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도메인도, 서버도, 소스코드도 전부 제작사 계정에 들어 있어, 홈페이지를 옮기려 해도 내 손에 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 작은 회사일수록 이 함정에 자주 빠진다. 만들 때는 '알아서 해 주세요'가 편하지만, 나중에 발목을 잡는 것도 바로 그 편함이다. 홈페이지를 맡길 때 반드시 내 명의로 챙겨야 할 자산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1. 도메인은 무조건 사장님(회사) 명의로 등록한다
도메인은 홈페이지의 주소이자 브랜드 그 자체다. 그런데 제작사가 '편의상' 자기 계정으로 도메인을 사서 관리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제작사와 헤어질 때 도메인을 인질처럼 붙잡히거나, 연락이 끊기면 재계약조차 못 하게 된다.
도메인은 반드시 사장님 본인 또는 사업자 명의로 가입한 등록 계정(가비아, 후이즈, 카페24 등)에서 직접 결제해야 한다. 등록자 정보(Registrant)의 이름과 이메일이 내 것인지 확인하고, 관리 계정의 아이디·비밀번호를 내가 갖고 있어야 한다.
2. 서버·호스팅 계정도 내 이름으로
도메인을 챙겼어도 서버가 제작사 계정에 얹혀 있으면 반쪽짜리다. 호스팅 요금이 제작사를 거쳐 청구되면, 관계가 틀어졌을 때 사이트가 통째로 내려갈 위험이 있다.
클라우드(AWS·카페24·가비아 등) 계정은 회사 명의로 직접 개설하고, 결제 카드도 회사 카드로 걸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제작사에는 '관리 권한'만 초대 형태로 부여하면, 나중에 그 권한만 회수해도 자산은 그대로 내 손에 남는다.
3. 소스코드와 디자인 원본 파일을 넘겨받는다
계약이 끝나면 완성된 홈페이지의 소스코드 전체와 디자인 원본 파일(PSD·피그마 등)을 넘겨받아야 한다. 이것이 없으면 다음 제작사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고, 사장님은 같은 홈페이지에 두 번 돈을 쓰게 된다.
납품 시점에 소스코드 압축본과 데이터베이스 백업, 이미지 원본을 별도 저장소에 받아 두자. '넘겨줄 수 없다'고 하는 곳이라면 계약 전에 걸러야 할 신호다.
4. 관리자 계정과 각종 열쇠(API 키)를 확보한다
홈페이지에는 결제(PG), 문자·알림톡, 지도, 이메일 발송 등 여러 외부 서비스가 연결된다. 이 연결에 쓰이는 계정과 API 키가 전부 제작사 것이면, 제작사가 사라지는 순간 문의 알림도 결제도 멈춘다.
관리자(admin) 계정, 그리고 연동 서비스들의 가입 계정을 회사 명의로 만들어 두는 것이 원칙이다. 최소한 어떤 서비스를 어떤 계정으로 쓰고 있는지 목록만이라도 문서로 받아 두면, 유사시 이관이 훨씬 수월해진다.
5. 계약서에 '자산 귀속' 조항을 넣는다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종이 한 장이다. 계약서에 완성물의 저작권과 도메인·서버·소스코드 등 자산이 발주처(사장님)에 귀속된다는 조항을 명시하자. 구두 약속은 관계가 좋을 때만 유효하다.
납품 범위에 '소스코드 및 원본 파일 일체 제공'을 적고, 계약 종료 시 계정과 데이터의 이관 절차까지 문장으로 남겨 두면 분쟁의 소지가 크게 줄어든다.
결국 '내 이름으로 되어 있는가'가 전부다
홈페이지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물건이 아니라 회사가 몇 년을 함께 쓸 자산이다. 그 자산이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느냐가, 몇 년 뒤 자유롭게 개선할 수 있느냐 아니면 남의 계정에 묶여 옴짝달싹 못 하느냐를 가른다. CYAN 에이전시는 홈페이지를 만들 때부터 도메인·서버·소스코드·계정을 모두 고객사 명의로 세팅하고, 납품 시 원본 일체와 이관 문서를 함께 전달한다. 지금 쓰는 홈페이지가 정말 '내 것'인지 한 번쯤 확인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