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 소개 — '나무가 가구가 되는 시간'을 파는 공방
MOOK 가구 공방은 경기도 양평의 작은 마을에 자리한 원목 가구 공방입니다. 가구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가 이곳에서 식탁과 책상, 수납장을 한 점씩 손으로 제작합니다. 매달 작업할 수 있는 가구는 5~6점뿐이라 입소문과 인스타그램만으로도 의뢰가 끊이지 않았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DM으로 들어오는 문의가 정리되지 않는 문제가 쌓여 있었습니다.
의뢰가 들어오기 전, 우리가 진단한 문제
사이트 제작에 앞서 인스타그램 계정과 DM 기록, 기존 주문서를 함께 살펴봤습니다. 그러자 한 가지가 분명해졌습니다. '주문하고 싶은 사람'과 '아직 망설이는 사람'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는 것이었습니다.
- 원목의 종류, 결, 가공 방식에 대한 정보가 없어 고객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 견적 문의는 사이즈와 예산만 적어 보내달라는 식이라 응답까지 평균 3~4번의 메시지가 오갔습니다.
- 완성된 가구의 사진은 많았지만 제작 과정의 시간감이 전달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게 느껴졌습니다.
디자인 방향 — 결을 만지는 듯한 시각 언어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른 나무가 6개월 동안 다듬어져 한 점의 가구가 되는 시간. 그래서 사이트 전체의 톤은 무광택의 따뜻한 베이지와 짙은 월넛으로 잡았고, 사진은 모두 자연광 아래에서 클로즈업으로 결과 표면을 담았습니다. 스크롤할 때마다 결의 흐름이 화면을 가로지르도록 미세한 패럴랙스를 적용해, 화면을 만지는 듯한 인상을 만들었습니다.
본문 폰트는 프리텐다드와 본명조를 조합해, 본문은 가독성이 좋은 산세리프로, 인용과 표제는 깊이 있는 명조로 분리했습니다. 한글 웹사이트에서 명조는 종종 가독성을 떨어뜨리지만, 이 공방의 문장은 길지 않았기에 '말의 무게'가 더 중요했습니다.
막연함을 구체적인 견적으로 바꾼 의뢰 폼
가장 공들인 부분은 의뢰 폼이었습니다. 기존 사이트의 '문의하기' 버튼 하나를, 다음과 같은 단계별 질문으로 바꿨습니다.
- 어떤 가구를 원하시나요 — 식탁 / 책상 / 수납 / 기타
- 대략적인 가로 폭 — 슬라이더로 입력
- 설치하실 공간의 사진 한 장
- 희망 시기 — 1개월 내 / 2~3개월 / 시간 무관
네 가지 정보가 모이면 자동 회신 메일에 예상 견적 범위와 다음 단계가 안내됩니다. 그 결과 의뢰 한 건당 오가던 메시지가 평균 3.4회에서 1.2회로 줄어, 대표가 작업에 집중할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오픈 6개월, 달라진 것
사이트 오픈 후 가장 큰 변화는 의뢰의 양이 아니라 의뢰 한 건의 질이었습니다. '예산이 안 맞아 죄송하다'는 답을 보내야 하는 비율이 절반으로 줄었고, 첫 미팅에서 도면 검토까지 가는 시간이 짧아졌습니다. 검색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 유입도 인스타그램 DM의 70%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더 이상 SNS 알고리즘에만 매출을 맡기지 않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다시 배운 것
작은 공방의 사이트는 큰 쇼핑몰처럼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의뢰하기 전의 망설임을 줄이는 일'이 매출을 만듭니다. 정보가 부족하면 고객은 떠나고, 정보가 너무 많으면 길을 잃습니다. 그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작은 브랜드 사이트 제작자의 일이라는 사실을, MOOK 공방은 다시 한 번 알려주었습니다.
CYAN 에이전시는 작지만 명확한 브랜드들의 사이트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의뢰가 일이 되고, 일이 다시 이야기가 되는 사이트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말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