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작업대 위에 검은 칠기 함을 올려놓더니 작업실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 함의 표면이 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자개였다. "나전은 불을 꺼야 비로소 보입니다." 나전칠기 공방 빛결(螺結)의 사이트는 그 컴컴한 작업실에서 시작됐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산다
대부분의 공방 사이트는 흰 배경을 쓴다. 하지만 자개의 영롱함은 밝은 바탕 위에서 오히려 흐려진다. 우리는 정반대로 갔다. 화면 전체를 옻칠처럼 깊은 흑갈색으로 깔았다. 작품 사진은 그 어둠 위에 떠 있고, 자개의 무지갯빛만 또렷이 살아난다. 장인은 첫 시안을 보고 "내 작업실 불을 끈 것 같다"고 했다. 화면을 밝게 만드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니었다.
자개의 빛은 각도에 따라 바뀐다
나전의 진짜 매력은 보는 각도마다 색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고정된 사진 한 장으로는 그 변화를 담을 수 없었다.
- 마우스를 올리면 작품 위로 부드러운 빛 반사가 천천히 흐르도록 했다.
- 스크롤에 따라 자개 무늬의 하이라이트가 미세하게 움직이게 했다.
- 모바일에서는 기기를 기울이는 각도에 반응해 빛이 일렁이도록 설계했다.
손님이 화면 속에서 작품을 이리저리 비춰 보게 만드는 것, 그것이 목표였다.
촬영이 절반이었다
나전은 사진이 가장 까다로운 공예다. 빛을 정면으로 쏘면 하얗게 날아가고, 약하면 색이 죽는다. 스튜디오를 빌리는 대신 공방의 작업등 하나만 켜고 옆에서 비스듬히 찍었다. 자개의 결을 따라 흐르는 빛과 옻칠에 비친 은은한 반사까지 한 컷에 담길 때까지, 같은 작품을 수십 번 다시 찍었다.
버려진 조개껍데기가 어둠 속에서 빛을 얻듯, 흩어져 있던 공방의 시간도 검은 화면 위에서 비로소 반짝인다.
전통 공방의 사이트는 결을 옮기는 일이다
전통 공방의 브랜드 사이트는 템플릿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재료의 성질을 화면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빛나는 것은 어둠 위에, 투명한 것은 빛 앞에 두어야 한다. CYAN은 화문석·매듭·옹기·한지·소목에 이어 나전칠기까지, 한국 전통 공방의 결을 화면으로 옮겨 왔다. 손끝의 빛을 웹으로 옮길 계획이 있다면, 첫 미팅은 작업실 불을 끄는 것에서 시작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