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님이 재고를 정리하려고 밤 열 시에 단체 문자를 돌렸습니다. 반응은 좋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예약이 세 건 들어왔으니까요. 그런데 그 다음 주, 수신자 한 명이 스팸 신고를 넣었고 몇 달 뒤 과태료 안내문이 도착했습니다. 문제는 문구도, 할인율도 아니었습니다. 보낸 시간과 제목 앞 네 글자였습니다.
문자와 알림톡은 작은 회사가 쓸 수 있는 채널 중 열어보는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그래서 가장 자주 쓰이고, 가장 자주 사고가 납니다. 어렵게 외울 필요는 없고, 아래 다섯 가지만 자리를 잡아 두면 됩니다.
원칙 1. '보내도 되는 번호'와 '보내면 안 되는 번호'를 먼저 갈라 놓는다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문자로 보내려면 받는 사람의 명시적인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자주 무너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예약을 받으면서 적어 둔 번호, 명함을 받아 저장해 둔 번호, 견적 문의로 들어온 번호는 연락은 되지만 광고를 보내도 되는 번호는 아닙니다.
예외가 하나 있습니다. 실제 거래를 통해 직접 연락처를 받았다면, 거래가 끝난 뒤 6개월 안에 같은 종류의 상품·서비스를 안내하는 정도는 별도 동의 없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 예외도 표기 의무와 수신거부 안내는 그대로 지켜야 합니다.
- 고객 명단을 광고 동의 있음 / 거래관계 6개월 이내 / 동의 없음 세 칸으로 나눠 관리한다
- 동의 없는 번호는 예약 확인·배송 안내 같은 정보성 메시지에만 쓴다
- 어디서 받은 번호인지(경로)를 함께 적어 둔다 — 나중에 이게 전부입니다
원칙 2. 제목 맨 앞 '(광고)', 본문 맨 끝 '무료 수신거부'
광고성 문자에는 정해진 표기가 있습니다. 제목이나 본문 맨 앞에 (광고) 를 붙이고, 본문에는 보내는 사람의 상호와 연락처, 그리고 수신을 거부하는 방법을 함께 적어야 합니다. 수신거부는 돈이 들지 않아야 하고, 방법을 찾느라 헤매게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광고)'를 붙이면 열어보는 비율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그 네 글자보다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첫 줄에 드러나는지가 훨씬 크게 작용합니다. '(광고) OO정형외과'로 시작하는 문자와, 상호 없이 할인 문구부터 시작하는 문자는 신뢰도가 다릅니다.
원칙 3. 밤 9시부터 아침 8시는 '별도 동의'가 있어야 열리는 시간이다
가장 많이 걸리는 항목입니다.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광고성 정보를 보내려면, 광고 수신 동의와는 별개의 야간 수신 동의를 따로 받아야 합니다. 낮에 동의를 받았다고 해서 밤에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해법은 간단합니다. 발송 시스템에 예약 발송을 걸어 두는 것입니다. 사장님이 밤에 문안을 다 쓰더라도 실제 발송은 다음 날 오전 9시로 걸어 두면 됩니다. 참고로 이 시간 제한은 광고성 메시지에만 적용되고, 주문·예약 확인 같은 정보성 메시지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원칙 4. 수신거부는 가장 찾기 쉬운 자리에 두고, 2년마다 다시 묻는다
수신거부 문구를 작게 넣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거부하기 어려운 채널은 스팸 신고로 돌아옵니다. 신고 한 번은 과태료 한 번보다 오래 남습니다. 여기에 자주 놓치는 의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동의를 받은 날부터 2년마다 수신동의를 유지할지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 수신거부 처리 결과는 처리한 뒤 지체 없이 본인에게 알려야 합니다
- 거부한 번호는 발송 명단에서 지우지 말고 차단 목록으로 남겨 다시 들어오는 것을 막습니다
- 2년마다 보내는 확인 메시지는 명단을 정리할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 반응 없는 번호를 걷어내면 발송 단가도 내려갑니다
원칙 5. 알림톡과 친구톡은 이름만 비슷한 다른 물건이다
많은 사장님이 '문자는 규제가 있고 카카오는 자유롭다'고 알고 계십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기준은 채널이 아니라 내용이 광고성인가입니다.
- 알림톡: 주문·예약·배송처럼 거래에 따른 정보성 안내. 사전 동의 없이 보낼 수 있지만, 여기에 할인 문구를 끼워 넣는 순간 성격이 바뀝니다
- 친구톡: 채널 친구에게 보내는 광고성 메시지. 문자와 똑같이 동의·표기·야간 제한이 적용됩니다
- 이메일 뉴스레터, 앱 푸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자적 전송매체는 전부 같은 잣대로 봅니다
결국 홈페이지가 할 일 — 동의를 '증거'로 남기는 설계
여기까지가 법이 요구하는 내용이라면, 실제로 이걸 지켜 주는 건 홈페이지의 문의 폼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동의를 받았습니다'라는 말은 아무 힘이 없고, 언제 어떤 문구에 동의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와 광고 수신 동의는 체크박스를 분리합니다. 하나로 묶으면 동의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 야간 수신 동의는 세 번째 체크박스로 따로 둡니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 체크박스는 기본 해제 상태여야 합니다. 미리 켜 두는 건 명시적 동의가 아닙니다
- 동의 일시, 접속 IP, 그때 보여 준 약관 문구의 버전까지 함께 저장합니다
- 수신거부 페이지는 로그인 없이 링크 한 번으로 열리게 만듭니다
문자 마케팅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발송 단가가 아니라, 잘못 보낸 한 통이 남기는 신뢰의 손실입니다. 반대로 동의를 제대로 받아 둔 명단은 광고비를 쓰지 않고도 반복해서 쓸 수 있는, 작은 회사가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산입니다.
CYAN은 홈페이지를 만들 때 문의 폼의 동의 항목을 이 기준으로 설계하고, 동의 기록이 관리자 화면에서 그대로 조회되도록 붙여 드립니다. 이미 운영 중인 사이트라도 체크박스 분리와 동의 이력 저장만 손보면 대부분 하루 안에 정리됩니다.